사람들은 자주 묻는다. 고풍이란 무엇인가. 비단과 깁인가, 정자와 누각인가, 아니면 지호자야(之乎者也) 같은 옛말투인가.
내 생각에 고풍은 무엇보다 미학적 심경이다. 여백이고, 절제이고, 온기다.
고풍의 세 가지 맛
첫째는 여백이다. 흰 것을 검은 것과 같이 헤아리면, 그리지 않은 자리가 모두 묘경이 된다. 화면에서 가장 마음을 끄는 것은 무엇을 그렸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비워 두었는가인 경우가 많다.
둘째는 절제다. 주사 한 점이 먹을 가득 채운 종이보다 낫다. 눈에 가득한 비단빛은 도리어 속되고, 깨끗한 선지 위의 작은 붉은 도장 하나가 그림을 살린다.
셋째는 온기다. 칼을 뽑고 활을 당길 필요도, 목이 쉬도록 외칠 필요도 없다. 글과 조판 모두 느긋해야 하니, 오랜 벗과 등불 아래 한담하는 듯해야 한다.
질(質)이 문(文)을 이기면 야하고, 문이 질을 이기면 사(史)하다. 문과 질이 잘 어울린 뒤에야 군자다.
디자인으로 옮기면 이렇다. 종이색이 바탕, 먹색이 글자, 주사가 도장, 죽청(竹靑)이 장식. 서체는 송체와 해서의 갈래를 따르고, 본문은 중국식으로 두 글자씩 들여 써야 읽기에 비로소 편안하다.
짧은 정리
고풍은 복고가 아니고, 사이트를 출토 유물처럼 만드는 일도 아니다. 현대의 골격 안에 옛날의 우아함을 조금 남겨 두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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